요즘 물가 체험은 특히 장을 볼 때면 확 와닿는다. "아껴야지" 하면서도 마트 계산대에 서면 이상하게 계획에 없던 물건이 꼭 올려져 있다. 분명 우유 한 통만 사려고 온 건데.. 집으로 오늘 길엔 이미 쇼핑백 한 가득이다.
아무 의미 없겠지만 처음엔 영수증을 훑어보기도 했다. "이걸 왜 샀지?" 싶은 물건들이 여럿이다. 나는 늘 절약을 다짐하면서도 장을 볼 때면 항상 예산을 초과했다. 이젠 영수증을 보기도 전에 버려 버린다. 괜히 죄책감이 들어서인데.. 이는 사실 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통장이 텅장이 되어 탈탈 털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결심을 한다. 이대로는 안되지. 그렇게 어느 날, 내 안 어딘가에 희미하게 있던 이성적인 자아가 말했다.
"이 봐! 문제는 돈이 아니라 습관라고!"
그때부터 나는 나만의 장보기 루틴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단, 가장 먼저 즉흥적인 장보기를 멈췄다. 이렇게 계획적으로 바꾸자, 지출이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목차
1. 경험담: 세일 코너의 유혹, '필요 없음'이 아니라 '지금 아니야'
2. 방법①: 장보기 전 '30분 준비 패턴'으로 시작하자
3. 방법②: 예산을 나누고, 결제 수단을 고정하자
4. 결론: 절약은 계산이 아니라 패턴이다

1. 경험담: 세일 코너의 유혹, '필요 없음'이 아니라 '지금 아니야'
예전의 나는 세일 상품을 잔뜩 사 오면 마치 돈을 아낀 것처럼 착각했다. 지금 당장 필요 없는 물건이나 식품이더라도 "두면 쓰게 돼", 냉장고 가득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이 채워진 걸 보고 뿌듯함을 느끼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사둔 물건은 대부분 서랍 속에서 몇 달, 심하게는 몇 년을 묵다가 버려지곤 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은 또 어떻고.. 결국은 아까워 꾸역꾸역 먹다 못해 음식물 쓰리기로 버려지곤 했다.
계산해 보니 버린 음식값만 한 달에 10만 원은 되는 거 같았다. 싸게 산다고 무조건 절약이 되는 것이 아니구나. 이건 그냥 낭비야!
그날 이후 나는 장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만 사고, '언젠가'는 과감히 미루기로 했다. 특가 상품이라도 흔들리지 말자!
2. 방법①: 장보기 전 '30분 준비 패턴'으로 시작하기
이제 나는 장보러 가기 전 30분을 준비 시간으로 둔다. 첫 10분은 냉장고 안과 식재료 상태 점검을 하고, 다음 10분은 이번 주 식단 계획, 마지막 10분은 장보기 리스트 작성이다.
리스트는 꼭 직접 손으로 작성했다. 이렇게 종이에 적으면 한눈에 들어오고, 충동적으로 지우기가 어렵기 때문에 충동구매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었다.
마트에 가면 리스트에 적힌 것 외에는 절대 카트에 담지 않는다. 대신, 사고 싶은 게 생기면 '다음 주 리스트 후보'에 메모만 한다. 이러면 일주일 동안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변하니 한 번 장 보는 비용은 평균 3만 원~5만 원은 줄었다.
3. 방법②: 예산을 나누고, 결제 수단을 고정하자
나는 장보기 예산을 일주일 단위로 나누고, 전용 체크카드를 만들었다. 한 달 장보기 예산이 30만 원이라면 주당 7만 5천 원만 카드에 충전했다. 금액이 정해져 있으니, 장을 볼 때 자연스럽게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카트에 물건을 담을 때마다 "이건 꼭 필요한가?"를 묻게 된다. 또 결제는 무조건 한 카드로만 한다. 포인트나 적립보다 중요한 건 돈의 흐름을 한눈에 보는 것이다.

4. 결론: 절약은 계산이 아니라 패턴이다
장보기 습관을 바꾸나 나니, 절약은 '노력이 아니라 '습관'이 되었다. 예전엔 얼마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계산대 앞에만 서면 긴장되었지만, 이제는 장을 봐도 마음이 편하다.
중요한 건 싸게 사는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사는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돈을 아끼려 애쓴 게 아니라, 단지 흐름을 정리했을 뿐인데 예산이 남기 시작했다. 절약은 결심이 아니라 패턴이다.
오늘도 장보러 가기 전,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진짜 필요해?" 그 질문 하나가 나의 재테크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