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가계부 대신 3줄 기록법으로 1년을 버텼던 방법

by 디플랜 2025. 10. 28.

가계부를 쓴다는 건 나에게 늘 '작심삼일'의 상징이었다. 예쁘게 꾸민 노트를 사도 며칠 못 갔다. 숫자를 적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지속하는 게 힘들었다. 매번 "이걸 다 적어서 뭐 하나"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월급은 분명히 들어오는데 통장은 왜 늘 비어 있을까? 어느 날, 어느 블로그에서 "하루 3줄만 쓰면 된다"는 말을 봤다. 처음엔 '그게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귀찮지 않다는 말에 혹했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3줄 가계부 실험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목차

1. 경험담: 실패의 이유는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2. 방법①: 하루 3줄, 단순하지만 꾸준히 쓰는 루틴 만들기

3. 방법②: 돈의 흐름을 한눈에 보는 '주간 1회 결산'

4. 결론: 가계부는 숫자가 아니라 '나'를 적는 일

 


1. 경험담: 실패의 이유는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가계부를 여러 번 시도하다 실패했던 이유는 '돈 계산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내 감정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점심 9,000원, 커피 5,000원" 이렇게만 적으면 아무 감정이 안 들었다. 그러니 다시 똑같이 소비하고, 똑같이 후회하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3줄 가계부는 숫자만이 아니라 그날의 상황과 기분을 함께 적은 방식으로 시작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커피를 샀다", "짜증 나서 간식을 사 먹었다" 같은 메모였다. 

 

놀랍게도 같은 소비라도 이유를 적으면 다음번엔 조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돈보다 '마음의 흐름'을 알게 된 게 가장 큰 변화였다.


2. 방법①: 하루 3줄, 단순하지만 꾸준히 쓰는 루틴 만들기

처음엔 노트를 펼치고도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딱 3줄 규칙을 만들었다.

  • ① 오늘 쓴 돈 한 가지
  • ② 쓴 이유
  • ③ 느낀 점

딱 이 세 줄만 매일 밤 잠들기 전 적었다. 예를 들어,

"택시비 7,000원 - 늦을까 봐 탔음 - 다음엔 10분만 일찍 나가자."

이 정도면 충분했다. 계산은 대충이어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오늘 내가 왜 돈을 썼는지' 돌아보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3줄씩만 쓰니까 부담이 줄었다, 매일 이어가는 재미가 생겼다. 달력에 빈칸 없이 기록이 쌓이니, 돈보다 성취감이 먼저 쌓였다.


 

3. 방법②: 돈의 흐름을 한눈에 보는 '주간 1회 결산'

한 달 전체를 보려면 또 귀찮아진다. 그래서 나는 주말마다 딱 10분만 투자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3줄 기록을 다시 읽으며 '불필요한 소비 한 가지'와 '잘한 소비 한 가지'를 표시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받아 산 택배"는 불필요 소비, "엄마 생신 선물"은 잘한 소비로 표시했다. 이렇게 단순한 구분만 해도 내 돈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주에 지출이 많더라도, 잘한 소비가 많으면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었다. 돈 관리가 아니라 마음 관리가 된 것이다.


4. 결론: 가계부는 숫자가 아니라 '나'를 적는 일

지금은 1년 넘게 이 3줄 기록법을 이어오고 있다. 아직도 가끔은 빠뜨릴 때가 있지만, 다시 쓰면 된다. 예전처럼 복잡한 표도, 통계도 필요 없다. 3줄로 나의 하루를 돌아보는 습관이 생기니, 돈을 아끼려 했지 않아도 지출이 자연스럽게 줄었다. 

 

이제 가계부는 숫자 노트가 아니라. '내 하루를 기록한 일기장'이 되었다. 돈은 결국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숫자를 적는 일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